시드니에 도착 (6.27)

 

 작년말에 결정했었던 호주로의 유학이 이렇게 빨리 다가오게 될 줄 몰랐다  이때까지도 시간을 그냥 보내고 있었고, 실감도 잘 안났었다. 출국 삼일전에 캐리어에 옷을 구겨넣을때 확실하게 느껴졌다. 확실히... 

나의 집은 부산이다. 그래서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기위해서는 기차를 타고 가야한다. 몰랐는데 부산역에서 서울역으로 가는 ktx에 돈을 조금만 더 얹으면 인천 국제공항역으로 직통으로 가는 열차를 탈 수 있더라. 내 캐리어의 무게가 23키로그램(호주는 겨울이다.),

백팩만 거의 8키로그램정도 되었기에 아버지께서는 기동성이 떨어진다고 인천공항행으로 티켓을 예매해주셧다. 

 부산역에서 아빠와 인사를 하고, 기차에 탔다.

7년전에는 그렇게 설레면서 갔었던 호주인데, 이제는 뭔가의 부담감이 있어서 가볍지 않았다.

기차에타고 10분정도 지나니까 고등학교때 친했던 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계절학기 듣는다고 방학에도 등교한 성실한 친구다. 전화를 받으니 친구가 한동안 말을 안한다. 격한 숨소리만 들리고.,,, 

"왜,,,?OO야 어디아퍼?"

"아니...니가 가니까 너무 슬퍼서....(우는소리)"

 대학에 가고나서 서로 자주 봤던것도 아닌데  서로 다른 지역에 있다는 것 만으로도 슬픈가보다... 사실 호주행이 무서워서 울고싶은건 나인데 친구가 울음을 선수쳐서 내가 위로해줬다... 

 

 

 

그렇게 한동안 휴대폰이 조용했다. 잠도 오겠다, 잠도 자고, 그렇게 기차에서 긴 시간을 보내다보니 서울역에 다와간다는 안내방송이 들렸다. 

누나한테 전화해서 "이제 서울역이래~ 인천공항까지 얼마안남았어" 말했다. 

그러니까 누나가 "부탁이니까 서울역에서 내려!"이렇게 다급하게 말했다. 그래서 나는 부탁까지 할정도인가? 싶어서 내렸다. 

캐리어를 끌고다니며... 그리고 누나가 올 때 까지 캐리어들과 함께 기다렸다. (캐비넷이 꽉차서 이용이 불가능했다...)

그리고 누나가 나의 마지막을 함께해주기로 했다.(인천공항에서 배웅) 누나는 명동에서 뭐라도 같이 먹자고 하려고 했는거 같은데 누나가 너무 늦게 와서 나는 서울역에서 지나가는사람들만 많이 구경했다. 

조금 지나 누나가 늦게 도착해서는"미안해! 내가 너무늦어서 지금 바로 공항가야지 수속 밟겠다."이렇게 말했다. 

사실은 내가 짜증을 내고 싶었지만 한동안 못 볼 누나인데 괜히 짜증내서 뭐하겠나 싶어서 괜찮다고하고 넘겼다. 그렇게 그냥 앉아만 있었으면 편하게 갈 수 있는길을 지하철을 타고 인천공항으로 갔다. 자동화 기계로 하는 수속이 엄청 편했다. 사람이 많았지만 뭔가 무난하게 다 했던거같다. 마지막으로 누나와 저녁을 먹었다. 역시 어딜가든 중박치게 먹으려면 돈까스가 제일이다. 공항에서도 돈까스를 먹었다. 

 누나는 나의 계획에 대해 들은게 전혀없는지 "지금가면 몇년 있다가 돌아와? 군대는 어떻게 되는건데?" 막 물었다.

 계획대로라면 우린 꽤 못본다... 그렇게 대화좀 하다가 시간이 얼마없어서 서둘러서 출국심사장으로갔다. 누나하고 허그를 하고 보냈는데 평소라면 오글거려서 못했을건데도 오래 못본다고 생각하니 거부감도 안들었었다.

 

 

 면세점들이 주욱~ 보이고, 'mcm30%할인'이런 문구가 보였던거 같다. 완전 달려가서 보고싶었다. 

이런; 휴대폰을 확인하니 큰이모한테 카톡이와있었다. "빨리 게이트에 도착한거 사진올려" 

그래서 눈앞에 보이는 게이트의 사진을 대충 찍어 보내고 면세점 아이쇼핑이라도 하려고 했다. 

이 생각을 막내이모한테 말하니 "이미 큰이모가 인터넷으로 네 게이트 넘버 알고있어서 못속인다."이러셧다.. 

진짜 불행하게도 시드니행 비행기는 진짜 끝에있는 게이트였다. 걷고 걷고 또걷고, 힘들게 도착해서,인증샷을 올리니 큰이모가 재촉안하신다.

그렇지만 내가 면세점 쇼핑하러 가기에는 너무 시간이 없어서... 포기했다. 그냥 캐리어에 기대어서 사진 막 찍고 사람들을 보았다.

 

 비행기 출발 30분 정도 남았을때 승무원이 탑승준비하라고 안내했다. 내가 탑승구에 완전 가까이 앉아있어서 8번째로 줄을 섯다. 

줄을선지 3분정도 지나니 어떤 아줌마무리들이 줄을 무시한체 앞으로 오더니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더라

"골드 회원인데 왜 우리먼저 탑승 안시켜주냐! 전에는 됐는데 지금은 왜 안되나"... 

아시아나는 실버회원부터 시작이라서 사실상 골드회원은 밑에서 두번째밖에 안된다. 다이아몬드면 이해하지... 아니면 비즈니스티켓을 사셧어야죠... 요즘 갑질에 민감한 한국이라서 그런지 다른사람들도 유독 따가운시선으로 쳐다봤던것 같다. 다들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가 비상구근처에 예약을 한줄 알았는데, 앉고 보니,완전 그냥 날개 옆자리였다.(2인석) 예약할때 내가 잘못봣나보다... 원래는 승무원누나랑 마주보면서 비행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런 뻘쭘한 상황은 없었다. 

짐을 싣고 앉으니 내 옆자리로 여자 한분이 앉으셧다. 인상이 좀 무서워서 말을 할 생각을 못했다.

비행기가 뜰 때 그 여자분께서 아이폰을 꺼내서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찍는걸보면서 '비행기 많이 안타보신 분이구나'싶었다. 

 그렇게 헤드셋을 휴대폰에 연결하고 기내방송이 끝날때까지 멍때리고 있었다. 그리고 기내방송이 끝나고 나는 의자에 박혀있는 디스플레이로 영화를 보려고 했다. 그런데 이어폰 꼽는곳을 못찾겠더라... 그래서 옆에 여자분도 시도를 하는것같아서 그분이 하면 따라서 꼽으려고 했는데 그분도 못찾으셧다...하하. 그래서 밥을 뭐먹겠냐고 물어보려고 온 승무원한테 내가 어디에 꼽으면 되냐고 하고 물어서 꼽으니 옆에 여자분도 눈치껏 따라서 꼽으시더라... 

 기내식을 먹고 영화를 보고있는데 옆에서 갑자기 시끄러운 소리가 나길래 영화보는것을 잠시 멈추고 옆을 봤다. 영어로 엄청 뱉어내며 건장한 외국인 남자분과 교포로 보이는 여자애가 말싸움을 하고 있었다. 영어는 들을 것도 없이 어떤 상황인지 확 알겠더라... 

앞에 앉아있는 여자애가 의자를 완전 제껴놓아서 뒤에있던 외국인 남자분께서 조금만 당겨주면 안되겠냐고 했는데 

여자애가 "제가 제 돈내고 받은 좌석인데 제 권리인데요"라고 하더라... 틀린말은 아닌데 공공매너라는게...

승무원이 와서 중재한 결론은 여자애가 의자를 조금 당기는 것이였는데, 여자애는 기분이 나빳는지 그다음날 아침까지도 밥을 안먹더라... 단식투쟁인가..

  디스플레이로 영화 '나의 소녀시대'를 반쯤 보고있을때 승무원분께서 출입국신고 카드를 나누어 주셧다... 그래서 모르는건 승무원분께 물어가며 재빠르게 잘 작성했다. 옆에 여자분은 종이만 받고 주무시더라...그리고 한시간쯤 지나서 비행기내 불이 다 꺼지고,그분이 개인불을 켜서 작성하시더라.. 

 모르는게 있는 눈치길래, '이건 이렇게 하시면되요,이건 이렇게 쓰시면되요'이렇게 도와드렸다. 어색한 사이다보니 목례로 감사함을 표현 해주시더라.. 그리고 나도 영화도 지겹고 디스플레이를 껏다. 옆에 여자분도 한국인이시고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이면 9시간되는 비행동안 어색하게 가고싶지는 않았는데, 인상이 약간 쎄신분이셔서 쉽게 말이 안떨어져서 아침까지도 말을 못붙였다.

 아침이 되고 밥을 먹기전, 음료를 무엇을 먹겠냐고 승무원분께서 물으셔서 막내이모가 전에 "와인 꼭먹어"이러셨던게 기억이나서 와인을 시켰다.

사실 나는 술을 먹은적이 거의 없어서 어떻게 먹는지도 모르고 맛도 모른다... 와인을 한모금 마셧는데 너무 맛이 없었다.

나는 맛이없는건 빨리 눈앞에서 없애기 위해서 빨리 먹는버릇이 있는데, 이 때문에, 와인을 원샷했다.

그러고도 너무 맛이없어서 구역질이 나길래 물을 마셔서 밀어넣었다. 그리고 1시간동안 기절했던거 같다. 

 밥도 안먹겠다고 했다... 승무원분께서는 내가 메뉴가 맘에 안들어서 안먹는다고 하는줄알고 승무원메뉴라도 드릴까요? 이런식으로 선택지를 많이주셧지만 원인은 내가 비몽사몽한데 있었다.

'어떤일로 호주에 가시는거예요?" 도착 한시간정도 남았을때 옆에 여자분께서 말을 거셧다.

"유학가요..." 이렇게 말을 했다, "그쪽은요?" 되물었다.

"시드니 하고 멜번 여행가려구요... 시드니에서 국내선타고 멜번 바로 가야되요" 생각보다 유순하신 성격같으셧다. 

"나이는 몇살이세요?" 내가 물었다. 

"27이예요 그쪽은요?" 

"올해 20이요"  2년전 고등학교에서 나를 가르치셧던 선생님하고 동갑인데, 그 선생님과 같은나이도 사회에 나오면 이렇게 편하게 대할 수 있는 나이였구나 싶었다.

"저 잘때 코골았어요?" 조금 멋쩍게 물었다.

"응 조금 골더라..." 

이 대답을 듣고, 약간 부끄러워하니 

"아니아니 그렇게 크게곤건아니고 그냥 쌔끈쌔끈 잤어" 

어쨋든 들릴정도였나보다... 기내가 추워서 그랬던거다...난 원래 코 안곤다. 아무튼 안고는거다. 

이것저것 말하다보니 마음이 잘 맞는 누나였다. 그래서 입국심사까지도 같이 갔다. 둘다 영어를 못해서 입국심사장도 좀 헤멧는데 내가 7년전 기억을 더듬어서 갔다. 그리고 우리는 마약이나 그런게 있는것도 아니고 잘 통과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익스프레스로 통과했다. 원래 1시간은 줄 서는건데 우리가 줄을 잘못서서 익스프레스로 통과한것이다. 제재도 없이 통과했으니 뭐 잘 된일이지... 

 도착하고 나는 코트를 걸쳤다. 겨울이라 그런지 공기가 좀 차가웠다. 누나도 청자켓을 걸치고,,, 모든 입국과정을 통과하고 이모를 찾는건 어렵지 않았다. 

"누나가 멜번으로 가는 국내선을 타야되는데 어떻게 가야되요?" 이모에게 물으니 이모가 차로 데려다 주신다고 하셧다.

낯선사람한테는 역시 잘해주시는 분이시다. 

그렇게 졸졸 따라가서 차를타고 누나를 국내선으로 내려주었다. 차로 이동해도 꽤 이동거리가 되었는데 내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나를 진짜 잘 만난거 같다 그분은. 그리고 사진도 같이 찍자고 했다. 처음에는 거부하시더니 

"어차피 우리 이름도 모르고 서로 연락도 안할꺼잖아요" 이렇게 말하니 같이 사진 찍으시더라. 이렇게 나의 호주에서의 만남이 헤어졌다. 

 

JUNE .

20'S LIFE IN SYDNEY and BU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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