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여행] 팩토리 인테리어의 진한 향기 F-1963, 중고서점 Yes 24 (예스 24), TERAROSA COFFEE (테라로사 커피)

조조영화를 보고 나오면 늘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 

전포동 카페거리에서 혼자 점심먹기는 싫고... 어쩔 수 없이 어색하게 버스정류장으로 터벅 걸어가는 도중에 

마침, 네이버에서 요즘 지역별로 어떤 축제가 있고, 명소가있는지 추천해주는 카테고리가 있는게 기억이나서 확인을 했더니 F-1963이라는 곳에 대한 리뷰가 있어서 구글맵을 켜서 고민없이 도착지로 설정하고 좌표를 찍었다.

서면을 출발지로 하는것을 기준으로 대중교통만 이용하여서 예상시간 1시간 10분이었는데, 2호선을 타고 수영역에 내려서, 마을버스 한번만 타고 가면 되는 코스라서 복잡하지는 않았다. 

장산이랑 센텀시티는 자주 놀러가지만, 수영역에 내려보는것은 처음이었는데, 생각했던것보다 발전되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수영역에서 내려서 마을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가서 기다리는데 8분을 기다렸어야햇다. 그래서, 아이폰으로 노래를 들으면서 기다리다가, 

 기다리던 버스가 오길래 탔는데... 반대편 방향으로 같은 넘버의 버스가 왔다. 구글맵으로 GPS를 켜서 확인해보니... 내가 반대편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탄거였다... (내가 초행길인데 잘 가더라 싶었다..) 

그래서 그 다음 정류장에서 내리기는 쪽팔리니까 4정거장 정도 더 가서, 사람들이 많이 내리는 정류장에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버스카드를 찍어서 '하차입니다!'소리를 확인하고 반대편 방향에 있는 버스정류장으로 뛰었다.

그리고 3분정도 지나서 버스가 왔는데, 찍으니까 환승이 아니라 돈이 1200원 빠져나갔다...? 아직 환승제도를 이해 못하겠다.

이제 맞는 방향으로 가는게 확실하니까 안심하고 자리에 앉아서 밖을봤다. 중간정도 되는 거리에서 망미역을 봤는데, 구글맵은 왜 수영역에서 내리라고했는지 모르겠다. 다음에 올 일이 있으면 망미역에서 내려서 가야겠다.

GPS덕분에 이번에는 제대로 된 곳에서 내렸다. 바로 밑에 사진이 바로 내려서 찍은 사진인데, 

'진짜 일부러 찾아와야 하는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확 들었다.


어딘가에 있다고 들은 코스트코도 여기 있는줄은 몰랐다. 보이는 왼쪽길로 쭈욱 걸으면 F-1963이다.


지금 F-1963에서는 Julian opie전을  하고있다. 입장료 만원이면 볼 수 있다. 


엄청난 규모의 YES 24 중고서점이 가장 앞에 있어서, 그 길로 들어갔다. 

사실 조용하고 안정적인 분위기를 연상하게 하는 '서점'이라는 말의 메타적 분위기와 다르게. 파이프들 마저 보이는 오픈된 천장으로 으로 과감하고, 

조금 오래돼 보일수도있는 폐공장의 인테리어에, LED들을 심심하지 않게 박아놓아서 전혀 상식적이지 않은 공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놓았다. 


서점의 중간에 식당이 있어서 안에서 밖을 보면서 먹을 수 있게 되어있다. 교보문고처럼 요즘 카페가 서점과 결합하는것은 봤지만, 본격적으로 식당까지 있는건 새로웠다. 


식당이 있는곳에서 조금만 더 걸어가면 엄청나게 길게 연결되어있는 나무테이블과 그 반대편으로 테라로사 커피점이 있다. 뒤에는 테라로사본점이 있고, 여기있는건 그냥 작은 사이즈로 서비스 하는것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테이블 수와 커피를 오더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카운터에 있는 한명으로는 바빠지면 커버하기 힘들것같다는 생각을 잠시했다.

 

이렇게 하면서도, 서점이라는 본질에도 충실하게 빼곡히 책들이 자리잡고있다.



난 처음부터 책을 사러 온 것은 아니었지만 온 김에 원서를 샀다. 원서는 2층에있었는데, 2층에는 올라가자마자 수입과자코너가 있다 그리고 그 뒤쪽으로 라이트노벨, 만화책 그리고 원서가 주욱 있었다.

중고서점인데도 꽤 종류별로 많았고 상태도 엄청 좋았다. 가격도 거의 반값에 살 수 있으니 비싼 원서를 사기에 부담스러운 내 주머니 사정에는 좋은소비였다고 생각하고있다. (호밀밭의 파수꾼, 오베라는 남자, 그리고 사진에는 없지만 월 플라워) 


계산을 하고 나와서 왼쪽길로 돌아서 나오면, 테라로사 커피로 이어지는 길이 이어진다.


입구에서 저렇게 줄같은걸로 인테리어 포인트를 줬는데 천장이 뚫려있는 구조상 빛을받아서 바닥에 비치는 그림자가 이뻤다.

'NEST' 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엔트랜스.


카페지만 역시 공장의 DNA를 가지고있어서 터프한 파이프들과, 질감의 바닥으로 구성되어있다. 하지만 탁 트인 천장과 통 유리들 덕에 오히려 더 세련되어 보인다. 

주말도 아니고 평일인데도 사람이 많았다. 처음에 느꼈듯이 '일부러 찾아와야만 올 수 있는 곳'인데도 사람들이 카페에 거의 꽉 차있었다.


영화 '인턴'에서 사무실에 대해 '옛날 폐공장을 리모델링해서 사무실로 쓰고 있어요'라고 말하는데

전체적으로 그 영화의 사무실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통유리로, 탁 트이고 공간만으로 수평적인 느낌을 준다.

공간에 있는것 만으로도 편안했다.


가격표인데, 요즘 브랜드 커피들 생각하면 그렇게 많이 비싸지 않은듯하다. 어차피 '요즘 커피'는 커피를 사는것이 아니라 '커피와 공간'을 사는거라고 생각하면, 테라로사에서의 오천원은 아깝지않다.


테라로사에서 나와, 뒷골목으로 들어갔다. 

옛날 노란색 페인트칠과 옛날 철문이 YES24와 테라로사에서 느꼈던 공간에 대한 세련된 느낌에 투박한 이질감을 주면서도, 이마저도 부담없이 편안함을준다. 

뒷골목에는 친환경식으로 요리하는 식당과, 원예원이 있다.  예스24에서 뒷문으로 통하기도 해서, 뒷골목으로 안걷고도 올 수 있다.


아무 생각없이 네이버에 추천받아서 온 F1963.  부산에서 이런 곳이 있었네.. 

말 그대로 일부러 찾아와야되는 곳이고, 나도 계속 찾아오게 될 거 같다. 

나도 엄마 아빠랑 한번더 오고 싶어서, 사실 뒤에 뭔가가 더 있는거 같았지만, 다 봐버리면 재미없어질까봐 일부러 다 안봤다.


오랜만에 책을 넣은 종이가방을 손에 들고, 그 아날로그한 느낌과 함께 집에 갔다 ㅎㅎ

 

JUN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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